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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도입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응 전망

2026.03.31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을 보장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2026. 1. 29.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ACP는 주로 영미법계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인정되어 온 권리로서, 일반적으로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교환 내용은 강제로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ACP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전면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었는데, 이번 변호사법 개정안을 통하여 비로소 ACP가 명문화된 권리로 도입되게 되었습니다.

ACP 도입으로 압수·수색 등 형사절차는 물론 행정청의 행정조사 절차에서 피조사기업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이 한층 강화될 여지가 생겼고, 이에 따라 조사기관들의 조사 절차와 실무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을 비롯한 공정거래 관련 법령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현장조사 및/또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받을 가능성에 노출되는 피조사기업들 입장에서, ACP가 도입됨에 따라 조사·수사 대응 시 발생해왔던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변호사법 개정에 따른 주요 변경사항
 

(1)

변호사법 개정 이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동안에는 ACP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조사· 수사기관에서 회사나 개인(의뢰인)의 변호인과의 교신 및 법률 자문 내역을 열람·요청·압수할 경우 이를 방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습니다. 한편, 2023. 4. 공정위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절차에 관한 규칙’(공정위 고시 제2023-11호) 개정으로 ‘일정한 예외가 아닌 한 준법지원부서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조항(제11조제2항 신설)을 마련하였으나, 이는 공정위의 내부적인 절차 규정이고 조사의 1차적인 대상 범위에 대한 내용에 불과하는 점에서, 구체적인 문서나 교신에 있어서의 ACP 및 피조사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2)

변호사법 개정 이후

변호사와 의뢰인 간 의사교환 내용을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제26조의2제1항),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소송, 수사 또는 조사를 위하여 작성한 서류나 자료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동조제2항) 등이 명문의 법 규정으로 신설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항

조문 내용

의의

제26조의2 제1항

변호사와 의뢰인 또는 의뢰인이 되려는 자(이하 이 조에서 “의뢰인 등”이라 한다)는 그 사이에서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조력을 제공하거나 받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비밀인 의사교환 내용을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ACP를 명문으로 도입한 것으로서, 변호사와 의뢰인 등 간 비밀의 의사교환 내용 비공개

동조제2항

변호사와 의뢰인은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소송, 수사 또는 조사를 위하여 작성한 서류나 자료(전자적 형태로 작성·관리되는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Work Product Doctrine’을 도입한 것으로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 수임 사건 관련 작성한 서류나 자료의 비공개

동조제3항

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의사교환 내용 또는 제2항에 따른 서류나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

1. 의뢰인 등의 승낙이 있는 경우
2. 변호사가 의뢰인 등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의뢰인 등의 증거인멸, 범인은닉, 장물취득 등 범죄 기타 위법행위에 관여하거나, 의뢰인 등이 제1항에 따른 의사교환 내용 또는 제2항에 따른 서류나 자료를 위법행위에 사용하거나 사용하려고 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
3. 변호사와 의뢰인 등 사이에 발생한 분쟁과 관련하여 변호사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방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4.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제1항,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의사교환 내용 또는 서류·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 예외 사유 규정

부칙 제1조, 제2조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비밀유지권 등에 관한 적용례) 제26조의2의 개정규정은 이 법시행 이전에 이루어진 제1항에 따른 의사교환 내용 또는 제2항에 따른 서류나 자료(전자적 형태로 작성·관리되는 것을 포함한다)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개정법 시행 이전인 현 시점에도 적용 가능

 

2.

ACP 도입에 따른 조사 대응 전망

금번 개정안에 따른 ACP의 구체적 적용 범위에 관해서는 법 자체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으므로 향후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개정법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대응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우선, 공정위 현장조사 및/또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시 법무와 준법부서 및 ACP 대상 자료에 대한 보호를 적극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동안 공정위 등 규제기관의 행정조사에서 법무 및 준법부서에의 직접적인 조사 또는 사업부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들 부서의 법률 검토자료가 영치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단지 컴플라이언스 목적으로 법률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한 자료들이 법 위반의 근거 내지 인식 가능성을 추단하는 자료로 오해받거나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이번 ACP 도입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나 종래 영치 또는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었던 이러한 자료들 중 상당수가 보호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나아가, 공정거래 관련 법령 위반 혐의에 따른 조사가 이루어지기에 앞서, 기업들이 컴플라이언스 현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사전에 법 위반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ACP 도입으로 인해 변호인과의 교신 및 법률 자문 내역, 컴플라이언스 결과물 등이 법령상 보호받게 되었으므로, 추후 조사가 있을 경우 오히려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목적의 사전점검이 도리어 회사에 불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염려로 인하여 위축되었던 기업의 리스크 점검 및 개선이, 현안의 법률적 리스크를 점검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하겠습니다.
     

3.

효과적인 ACP 활용을 위한 사전 점검사항
 

(1)

ACP 표시 제도화 등

금번 개정안의 부칙 규정에 따라 개정법은 공포 시점으로부터 1년 후부터 시행될 것이나, 시행일 이전에 이루어진 변호인과의 의사교환 내용 및 서류나 자료에 대해서도 개정법이 소급적용됩니다. 이를 고려하여, 개정법 시행일 이전의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도 ACP 대상 자료가 조사 대상이 될 경우, 개정법의 취지 및 공정위 조사절차규칙의 관련 조항 등을 근거로 해당 자료의 보호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따라서 확실한 ACP 보호의 적용을 위해서 현 시점부터 수행하는 업무에서 변호사와의 교신에 관한 ACP 표시를 제도화하고, ACP 적용 요건을 갖추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수사, 조사 대응 차원에서 비밀유지권 보호 필요가 있을 수 있는 법률문제와 관련된 교신이나 의견서/메모의 경우, 가급적 변호사를 포함(참조(cc)/필요한 경우 발신(from)으로 포함)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2)

사내변호사 교신 가이드라인 마련

아직 개정 변호사법에 따른 법원, 공정위, 변호사협회 등 관계 기관의 구체적인 기준이나 사례가 검토되기 전이므로, ACP의 적용범위 등 세부 사항이 어떻게 해석될지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변호사법 개정 과정에서 참고된 영미법상의 선례와 해석론을 살펴보면, 사내변호사와의 법률자문 관련 교신의 경우에도 일정한 범위에서 ACP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내변호사와의 교신 내용과 방법에 관한 내부 가이드라인도 적절히 마련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3)

입법동향 등 모니터링

향후 실무에서는 (1) ACP를 통해 보호받는 교신 대상(예컨대, 사내변호사, 외국변호사 등)의 범위, (2) 변호사와의 의사교환일 경우 별도 표시 없이도 ACP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 (3)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는 ‘변호사 작성 서류’의 범위 및 (4) 개정 변호사법 제26조의2제3항의 예외와 관련하여 그 판단 주체와 시기, 방법 등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여부 등 다양한 쟁점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쟁점들에 대해서는 향후 유관기관들의 해석 또는 지침 등이 논의, 마련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실무례가 정립될 것이므로 관련 입법 동향과 해석론을 꾸준히 모니터링, 숙지하면서 실무에 참고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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