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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요구 거절 사유인 ‘임대인 등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의 해석에 대한 대법원 판결

2024.03.29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는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하 “임대인 등”)이 임대차목적물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대한 거절 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이하 “대상 판결”)은 ‘임대인 등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임대인이 단순히 그러한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사정이 있다는 것만으로 인정될 수 없고, 임대인의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되어야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그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였습니다.

대상 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안의 개요
 

  •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보유한 다른 아파트를 급매로 매각한 뒤 임대차목적물에 거주하려 한다는 이유로 임대차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지하였고, 위 통지 이후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갱신 요구를 하자, 임대인은 노부모를 서울로 모셔와 병원과 가까운 위 아파트에 거주할 계획이라는 이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 원심은 실거주 요건은 임대인의 주관적 의도에서 비롯되는 장래의 사정에 관한 것이어서 적극적인 입증이 쉽지 않고, 임대인이 미리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이주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임대인에게 실거주 의사가 없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드러난 경우가 아닌 한 임대인의 갱신 거절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는 일반론을 제시하였습니다.

  • 원심은 임대인의 실거주계획에 개연성이 있고, 임대인이 가족관계나 부동산 소유 현황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실거주계획과 명백하게 모순되는 행위를 한 사정이 없으므로 임대인의 갱신 거절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 반면 대법원은 실제 거주 의사는 단순한 의사표명으로 곧바로 인정될 수 없고, “임대인의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되어야 추인되며, 이는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이나 그 가족의 사회적 환경,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를 가지게 된 경위,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의 유무,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대법원은 임대인은 자녀 교육 등을 위해 갱신거절 당시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고, 다른 지역 생활을 청산하거나 전학·이사를 준비한 사정이 없으며, 임대인 부모의 외래진료확인서를 보더라도 아파트 인근 병원에 1년에 1~5 차례 통원 진료를 받은 바 있다는 점만으로는 실제 거주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통상적으로 수긍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대상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거절사유인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의 의미와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판결로, 실제 주택임대차관계에서 임대인이 갱신 요구를 거절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대상 판결은 임대인에게 실거주의 의사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시한 사안이므로,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가 인정되기 위한 입증 정도에 관하여는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를 인정하는 후속 판례를 살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영문] Supreme Court Ruling on Interpretation of “Intent to Occupy as Actual Residency by Lessor” as Grounds for Lessor’s Refusal to Renew Lease Under Housing Lease Protection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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