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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거부 등에 대한 대표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 안내

2025.12.08

대법원은 2025. 10. 16. 핵심 영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지분의 양도에 관하여 이를 중요한 영업양수도로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이에 관한 소수주주의 추인 결의 안건 상정 주주제안을 회사가 거부한 경우 이에 대해서 회사 및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그 손해는 위 영업양수도 주주총회 결의에 대한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매수대금 상당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19다236385 판결, 이하 “대상 판결”).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중요한 영업양수도의 범위와 관련해서, 영업 대상 자산, 부채, 계약 및 임직원 등 조직을 이전하는 거래가 아니라 자회사의 지분을 이전하는 거래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M&A 거래 및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상당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본건 대법원 판결은 영업용 재산의 처분이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의 양도로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는 기존 판시를 유지하면서(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3717 판결 등), 자회사 지분의 경우에도 그 처분에 따라서 대상 영업에 따른 회사의 매출 등 실적 및 거래관계가 소멸되는 경우에는 중요한 영업양수도로서 상법 제374조에 의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상법 제374조의2에 의한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에 대해서 소수주주가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목적에서 해당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회사가 거부한 경우 회사 및 대표이사 개인의 주주에 대한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직접 책임의 근거로 상법 제401조의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 규정이 아니라, 상법 제389조 제3항, 상법 제210조에 의한 회사와 대표이사의 공동책임 규정을 제시하였습니다.

대상 판결은 자회사 지분 이전 거래에 대해서도 중요성 요건이 인정될 경우 영업양도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서 M&A 거래 및 주주총회 운영과 관련하여 향후 유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거부 결정에 대해서 회사 외에 대표이사 개인의 직접 책임을 인정하였고 그 손해액 확정에 대한 법리도 제시한 점에서 개정 상법 제382조의3에 따른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 및 이사의 주주에 대한 직접 책임 법리 인정 여부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상 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링크). 이후에도 기업지배구조 규제 관련 후속 입법 및 판례 동향 등에 대해서 지속하여 안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사안의 개요

피고 A사는 신발류 및 신발부품류의 제조업을 영위하여 온 회사로, 2010년 말경 자전거용 신발 제조사업을 영위하던 해외 자회사들의 주식을 양도하여 자전거용 신발 제조사업을 종료하였습니다. 원고들은 A사의 발행주식 중 약 5.42%를 보유한 주주들로, A사의 위 자회사 주식 양도는 상법 제374조의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로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아 원고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회가 박탈되었다고 주장하며 A사에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위 선행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은 A사의 자회사 주식 양도가 강행규정인 상법 제374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다만 위 양도가 무효인 이상 원고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어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6. 1. 29. 선고 2014나49076 판결).

그러나 A사는 양도가 무효로 판단된 자회사 주식이나 영업을 원상회복하지 않았고, 이에 원고들은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목적으로 위 자회사 주식 양도계약을 추인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제안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A사의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였습니다. A사는 위 안건을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 내지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으로 보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은 A사의 위법한 주주제안 거부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면 지급받았을 주식매수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A사와 A사의 대표이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1) A사가 자회사 주식 양도로 자전거용 신발제조사업을 폐지하게 되었으므로 A사의 자회사 주식 양도계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는 영업양도 또는 영업용 재산의 양도로 인정되고, (2) 원고들의 주주제안은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이거나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음에도 A사가 이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며, (3) 원고들은 자회사 주식 양도계약의 추인결의가 이루어질 경우 상법 제374조의2에 따라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기대권을 가지고 있고, 이는 구체적, 법률적 권리이므로 A사가 추인결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위 기대권의 침해로 인정되고, (4) A사와 A사의 대표이사, 이사는 고의·과실로 추인결의 절차 이행의무 또는 이사로서의 충실의무를 해태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한 주식가액 상당액을 지급할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대상 판결에서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의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란 양수 회사에 의한 양도 회사의 영업적 활동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분의 승계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영업용 재산의 양도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나, 영업용 재산의 처분이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의 양도로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3717 판결 등), A사가 실제로 2010년 말경 자전거용 신발 제조사업을 영위하던 해외 자회사들의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해당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으므로, 위 거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필요로 하는 영업용 재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 경우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대법원은 본건에서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판단하였습니다.
 

(1)

주주들은 직접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고, 다만 주주총회 결의를 통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회사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대법원 2001. 2. 28.자 2000마7839 결정, 대법원 2022. 6. 9. 선고 2018다228462, 228479 판결 등)임을 전제로, 주주들이 직접 A사와 자회사 사이의 거래관계에 개입하여 자회사 주식 양도의 무효 확인을 구하거나 자회사를 상대로 하여 A사에 대한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주주들로서는 이 사건 각 주식 양도의 추인 결의를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제안하는 주주제안을 할 수밖에 없음.
 

(2)

이 사건 주주제안은 설령 실제 목적이 해당 안건에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상법 시행령 제12조 제2호의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 또는 같은 조 제5호의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이라거나 상법 제363조의2 제3항에서 정한 법령·정관에 위반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운데, A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는 위 추인 안건을 정기주주총회 의제로 상정하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는 등 무효인 자회사 주식 양도를 추인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들의 이 사건 주주제안을 거부하였음.
 

(3)

A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하여 주주제안을 거부하고 자회사 주식 양도에 관한 주주총회 추인 결의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주주들은 그 추인 결의가 이루어졌더라면 반대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었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주식매수대금 상당액을 수령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대표이사 및 이사는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A사는 상법 제389조, 제210조에 따라 대표이사와 공동하여 대표이사의 위법한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주주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
 

(4)

A사 및 그 이사들의 본건 행위로 인하여 주주들은 A사의 정기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주식매수대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은 것이 인정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그 다음날부터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발생함.

 

[영문] Supreme Court Finds Representative Director Liable for Damages for Rejecting Shareholder Propo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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