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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공시의 대항력 관련 최근 판결

2025.03.11

신탁 공시의 대항력의 범위에 대하여 최근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 알려드립니다.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은 신탁을 등기하여 공시한 경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하여 위탁자와 수탁자가 신탁행위(즉 신탁계약서)에서 약정한 내용이 신탁등기의 일부인 신탁원부에 포함되어 등기부에 편철된 경우 그러한 신탁계약 상의 약정 내용을 제3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지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2다233164 판결, 이하 “본건 판결”)은,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등기기록의 일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신탁부동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 뿐, 해당 신탁계약의 내용까지 제3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본건 판결은 2012. 7. 26.부터 시행된 개정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개정 신탁법”)이 적용된 사안에 대한 것인데, 이는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신탁법”)이 적용된 사안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결들과 결론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신탁법의 조문, 본건 판결의 상세 내용 및 과거 판례와의 비교를 통하여 위 쟁점에 대한 법원의 현재 판단 기준을 소개하오니,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구 신탁법 및 개정 신탁법 규정상의 차이 

구 신탁법과 개정 신탁법은 신탁 공시의 효력 범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 신탁법 제3조 제1항

개정 신탁법 제4조 제1항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은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제삼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신탁법이 개정되면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될 경우 신탁계약의 내용에 관하여도 대항력이 인정된다고 본 과거 대법원 판례(아래 참조)의 입장이 개정 신탁법 하에서도 계속 유지될 것인지 여부가 불명확하였습니다. 

그런데, 본건 판결에서 대법원이 개정 신탁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신탁부동산에 관한 신탁의 등기로는 신탁부동산이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분별되는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 뿐이라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불명확성은 해소된 셈입니다. 
 

2.

개정 신탁법이 적용된 본건 판결의 상세 내용
 

(1)

사실관계 및 원심의 판단

본건의 원고는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관리단이고, 피고는 집합건물 중 5개 호실에 관하여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수탁자였습니다. 신탁부동산의 수탁자인 피고가 위탁자와 체결한 담보신탁계약에는 위탁자가 신탁부동산의 관리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다는 규정과 신탁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과 수탁자의 고의나 과실 그 밖의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손실 등은 위탁자가 부담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위 사건에서 원고는 수탁자인 피고에게 체납된 관리비를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탁자와 피고 사이의 신탁계약상 신탁부동산에 관한 관리비를 위탁자가 부담한다고 정하였고, 위 신탁계약서가 신탁원부에 포함되어 등기의 일부가 되었으므로, 피고는 관리비 지급책임의 주체가 위탁자라는 점도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본건 판결로써 신탁부동산에 관한 신탁의 등기로는 신탁부동산이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분별되는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 뿐, 신탁계약의 내용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하며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본건 판결에서 신탁법 제4조 제1항의 취지는 어떠한 재산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하면 그 재산이 수탁자의 다른 재산과 독립하여 신탁재산을 구성한다는 것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더라도 위와 같은 신탁재산의 구성에 관한 사항 외에는 이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비록 수탁자인 피고와 위탁자 사이의 신탁계약상 신탁부동산에 관한 관리비 납부의무를 위탁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였고 이러한 사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신탁계약의 내용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구 신탁법이 적용된 과거 판례 사례와 차이점
 

(1)

신탁 공시의 대항력의 범위에 관한 과거 판례

과거 판례 중에는 위탁자와 수탁자가 신탁행위에서 약정한 내용이 신탁 등기의 일부로 인정되는 신탁원부에 기재될 경우, 제3자에 대하여 해당 약정의 내용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 판례들이 있습니다.
 

  •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2다13590 판결: 원고는 집합건물의 관리주체, 피고는 집합건물 중 일부 호실에 관하여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한 수탁자였는데, 위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관리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신탁계약서상 위탁자가 신탁부동산의 관리비를 부담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위 신탁계약서가 신탁원부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수탁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탁자가 관리비 납부의무를 부담한다고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2019다300101 판결: 원고는 수탁자로부터 신탁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 받은 매수인, 피고는 신탁부동산을 임차한 임차인이었는데, 위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신탁계약상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약정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위탁자에게 있고 이러한 약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임차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인 피고는 임대인인 위탁자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 수탁자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그로부터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과거 판례와 본건 판결의 비교

위에서 살펴본 과거 판결들은 구 신탁법이 적용된 사안에 관한 것인 반면, 본건 판결은 개정 신탁법이 적용된 사안에 관한 것입니다. 

이로써 향후 현행 신탁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신탁계약의 내용이 공시되더라도 해당 약정 내용에 관하여는 신탁 공시의 효력으로서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유사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개정 신탁법 부칙 제2조에서는 “이 법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규정에 따라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신탁계약의 체결 및 공시가 2012. 7. 26. 이전에 이루어진 오래된 사안에서는 구 신탁법 및 과거 판례가 여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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