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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최초 도입: 개정 상생협력법 공포

2026.06.24

2026. 2. 19.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증거 확보 방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국형 디스커버리(K-Discovery) 제도’를 우리 법제에 최초로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이 공포되어, 2028. 2. 20.부터 시행됩니다.

개정 상생협력법은 수탁·위탁기업 간의 기술 탈취와 유용 행위의 금지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규율하는 법률이므로, 특허권이나 영업비밀 등의 침해 소송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위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특허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실용신안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따라서 개정 상생협력법에 이어 향후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실용신안법 또한 같은 내용으로 순차적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1.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의 주요 내용

개정 상생협력법은 소송에서 탈취·유용 사실 및 손해 입증에 필요한 핵심 증거가 대기업(위탁기업)에 편중되어 있어 발생하는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소하고자, 독일의 전문가 사실조사(inspection)와 미국의 증거개시제도(discovery) 등을 참고하여 마련되었습니다.
 

(1)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 도입 (제40조의6 등)

현행법상으로는 기술자료 유용행위 등에 대한 증거가 위탁기업 내부에 은닉되어 있는 경우, 법원의 문서제출명령만으로는 실질적인 증거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개정 상생협력법은 기술자료 유용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전문가를 지정하여 사실조사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는 상대방의 사무실이나 공장에 직접 출입하여 질문하거나 자료를 열람·복사하고 장치를 직접 작동해 보는 등 현장 조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조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법원은 신청인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2)

자료보전명령 제도 도입 (제40조의11 및 제41조제4항)

소송이 제기되거나 제기될 것이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 증거가 훼손되지 않도록 법원이 자료보전을 명할 수 있는 제도가 신설되었습니다. 자료보전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원은 신청인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자료보전명령을 위반하여 고의로 자료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민사소송법의 증거 보전 절차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아직 본안 소송이 제기되기 전 단계에서도 소송 개시가 예상되는 시점부터 관련 자료가 훼손되거나 멸실되는 것을 보다 실효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3)

당사자에 의한 신문 제도 도입 (제40조의12 및 제41조제6항)

법관 중심의 신문 절차를 보완하기 위해,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변론기일 전이라도 관련 사실이나 자료 검증에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상호 신문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데포지션(deposition) 제도와 유사한 제도로, 법정 외에서 당사자나 증인의 진술을 녹음·영상녹화하여 증거로 제출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분쟁 초기부터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신문에 앞서 진술인이 당사자인 경우에는 거짓진술에 대한 제재, 제3자의 경우에는 위증의 벌에 대한 경고를 고지받은 후 선서를 해야 합니다. 당사자 일방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선서 또는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며, 당사자가 아닌 진술인이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2.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CP)의 반영

개정 상생협력법은 최근 국회를 함께 통과하여 같은 날 공포된 ‘변호사법’ 개정안의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과 관련된 내용(제26조의2)을 명문화하여 반영하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변호사법 개정안 제26조의2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에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조력을 제공하거나 받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비밀인 의사교환 내용 및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소송, 수사 또는 조사를 위해 작성한 서류나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신설하는 취지의 법안입니다.

개정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법원이 전문가 사실조사를 결정할 때,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변호사법 제26조의2에 따른 의사교환 내용 또는 서류나 자료는 조사의 범위 및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합니다. 또한,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당사자 신문 절차에서도 위와 같이 ACP의 대상이 되는 의사교환 내용 등은 신문의 범위에서 제외됩니다(제40조의7제1항 및 제40조의12제1항).

만약 신문 과정에서 ACP에 해당하는 진술이 포함된 경우, 당사자는 녹음물, 영상녹화물 또는 녹취서에서 해당 내용의 삭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내용을 삭제해야 합니다(제40조의12제9항).
 

3.

영향 및 시사점

개정 상생협력법은 2028. 2. 20.부터 시행됩니다. 이는 법원의 정보시스템 구축과 타 법령과의 통일성을 고려한 유예기간으로 이해되며, 개정 상생협력법의 통과는 국회에 계류 중인 유사 법안인 특허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 통과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우리 법제에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최초로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만큼, 다음과 같이 향후 분쟁 실무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1)

전문가 사실조사 등을 통해 기업 내부 자료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및 관련 자료의 현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동 제도에 따른 증거 신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증거조사를 기대하고 소송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

기업의 내부 자료가 현출되어 고의성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가 제출되는 경우, 법원이 고의적인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증액배상 규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3)

전문가를 통한 증거조사 절차를 활용함으로써 조기에 증거를 확보하고, 초기 단계에서 쟁점을 파악하여 소송절차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 전 과정에 걸쳐 자료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등 문서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자료 작성 시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변호사의 개입 범위 등을 고려하여 관련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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