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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업회의소(ICC) 2026년 개정 중재규칙의 주요 내용 및 함의

2026.06.24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이하 “ICC”)가 2021년에 중재규칙을 개정한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중재규칙을 개정하였습니다.  

2026년 개정 중재규칙(2026 ICC Rules of Arbitration, 이하 “개정 중재규칙”)은 2026년 6월 1일 발효되었으며, 당사자 간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2026년 6월 1일부터 ICC에 접수되는 중재 사건에 적용됩니다.

이번 중재규칙 개정은 2012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규칙 변경으로, 절차의 간소화 및 신속화와 중재인의 독립성, 공정성과 관련된 투명성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3개월 이내 최종 판정을 목표로 하는 초신속절차(Highly Expedited Arbitration Provisions, 이하 “HEAP”), 근거 없는 청구나 관할권 다툼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결정 절차(Early Determination) 등 새로운 절차 관련 규정들을 도입하였습니다. 

특히, 2021년 ICC 중재규칙(이하 “기존 중재규칙”) 하에서는 당사자들의 청구 및 구제 신청 요지, 판단이 요청되는 쟁점 목록, 중재 장소 및 절차 규칙 등 해당 중재의 기본 틀을 확정하는 문서인 중재위탁요지서(Terms of Reference, 이하 “TOR”) 작성이 필수로 요구되었습니다. 그러나 실무상 이와 같은 30일 기한에 대한 연장 신청이 빈번하게 진행되어 절차 지연의 요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이번 개정은 TOR 작성 의무를 폐지하여 중재절차의 신속화를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개정 중재규칙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TOR 작성 의무 폐지

중재판정부는 기존 중재규칙 하에서 사건 기록이 송부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중재판정부와 당사자들이 서명한 TOR을 ICC 중재법원에 송부할 것이 요구되었습니다(기존 중재규칙 제23(3)조). 그러나 개정 중재규칙 하에서는 이와 같은 TOR 작성 의무가 폐지되었고, 중재판정부의 재량에 따라 TOR을 사건관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만, 중재판정부는 사무국으로부터 관련 문서를 수령받은 후로부터 30일 내 사건 관리 회의(Case Management Conference, 이하 “CMC”)를 개최하여야 하며(개정 중재규칙 제24(1)조), 중재판정부의 별도 허가가 없는 한 당사자들은 CMC 이후 원칙적으로 새로운 청구를 추가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청구를 추가할 경우, 중재판정부는 ① 새로운 청구의 성격, ② 절차의 진행 단계, ③ 비용 관련 사항, ④ 기타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개정 중재규칙 제25조).
 

2.

중재인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 명문화

개정 중재규칙은 중재인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중재인은 ① 공개 영역에 있는 정보, ② 당사자들이 합의한 경우, ③ 적용 가능한 법률이 요구하는 경우, ④ 법적 권리 보호 또는 공개 의무 준수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재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여야 합니다(개정 중재규칙 제12(8)조).
 

3.

중재인의 공개 의무 관련 절차 강화

중재인 공개 의무(disclosure)와 관련하여, 개정 중재규칙은 기존 중재규칙의 공개 관련 규정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개 여부에 의문이 있는 경우 공개를 선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명문화하였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12(2)조). 또한, 그간 ICC 중재법원에 의해 관행적으로 인정되어 왔던 (중재인의) 공개 자체가 중재인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의 결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원칙(“A disclosure does not, by itself, establish a lack of independence or impartiality”)을 명문화하였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12(4)조). 

아울러, 개정 중재규칙은 각 당사자로 하여금 중재신청서나 답변서 등을 제출할 때, 중재인 후보자와 중재인이 공개 여부를 고려하여야 할 인물이나 단체의 목록을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잠재적 이해충돌 사안을 초기 단계부터 파악할 수 있도록 하여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12(5)조).
 

4.

전자적 통신 원칙화

개정 중재규칙은 사무국과의 서면 통신(written communication)은 이메일 또는 기타 전자적 수단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1)조). 이에 따라, 중재신청서나 답변서 등의 하드카피 제출은 전자 송달이 불가능하거나 당사자가 등기우편 등 송달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요구됩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2)조). 또한, 당사자들과의 협의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중재판정문에 전자 서명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8(1)조).
 

5.

최종 판정 기한의 유연화

기존 중재규칙 하에서는 원칙적으로 TOR 최종 서명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최종 판정(final award)이 이루어지되, 중재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중재판정부의 합리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이를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기존 중재규칙 제31(1)조 및 제31(2)조). 개정 중재규칙에서는 이와 같이 TOR 최종 서명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기한 제한을 폐지하고, 중재법원의 원장이 절차 일정표(procedural timetable) 또는 중재판정부의 합리적인 요청을 기반으로 기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4조). 
 

6.

조기결정 절차 신설

개정 중재규칙은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특정 청구 또는 항변에 대하여 ① 명백히 이유 없음(manifestly without merit) 또는 ② 명백히 중재판정부의 관할 범위 밖에 있음을 이유로 조기 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새로이 도입하였습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0(1)조). 중재판정부는 재량으로 해당 신청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며, 진행하기로 한 경우 당사자들과 협의 후 적절한 절차를 채택합니다(개정 중재규칙 제30(2)조).
 

7.

신속절차(EPP) 기준금액 상향

기존 중재규칙 하에서 신속절차(Expedited Procedure Provisions, 이하 “EPP”)의 적용을 위한 기준 한도액(EPP Threshold Amount)이 미화 300만 달러에서 미화 400만 달러로 상향되어, 신속절차의 적용이 가능한 분쟁의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개정 중재규칙 부속서 5 제1(3)조). 다만, 상향된 미화 400만 달러의 기준 한도액은 2026년 6월 1일 이후 체결된 중재합의에 기한 분쟁에만 적용됩니다.
 

8.

초신속절차(HEAP) 신설

개정 중재규칙은 부속서 6을 통해, 3개월 이내에 최종 판정을 목표로 하는 초신속절차를 신설하였습니다. HEAP는 당사자들의 선택에 따른 방식(opt-in 방식)으로 운영되며, 분쟁 금액과 무관하게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선택 가능합니다.

HEAP 절차는 단독 중재인에 의해 판정되며(개정 중재규칙 부속서 6 제4(1)조), 별도 기한 요청 연장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첫 CMC 이후 3개월 이내에 최종 판정이 내려지게 됩니다(개정 중재규칙 부속서 6 제7(1)조). 또한, 당사자 간 합의 시 이유 없는 판정(award without reasons)도 가능합니다(개정 중재규칙 부속서 6 제7(2)조). 
 

이번 개정은 기존 중재규칙을 약 5년간 운영하는 과정에서 파악된 형식적, 절차적 비효율을 해소하고, 국제중재 실무 현실을 반영하여 절차의 간소화 및 효율화를 도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정 중재규칙 하에서 TOR 의무가 폐지됨에 따라, 중재신청서 제출이나 답변서 제출 단계에서 청구를 가능한 한 충분하고 포괄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CMC 이후 새로운 청구를 추가하려면 판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므로, 분쟁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련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향후 비교적 단순한 분쟁을 신속·저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HEAP를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바, 중재조항 합의 시 HEAP 합의 조항의 삽입(opt-in) 여부를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새로이 도입된 조기결정 절차는 상대방의 근거 없는 청구나 관할권 다툼에 신속히 대응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향후 ICC 중재 진행 시 이에 관한 전략적 검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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