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2026. 2. 11. 빌 캐시디(Bill Cassidy) 공화당 상원 의원과 셸던 화이트하우스(Sheldon Whitehouse) 민주당 상원 의원은 1992년 미국의 법원 판결(Nissho Iwai American Corp. v. United States)을 통하여 확립된 First Sale Rule(이하 ‘FSR’)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2026년 최종 판매가 평가법(Last Sale Valuation Act of 2026)(이하 ‘본 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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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의 주요 내용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이하 ‘CBP’)은 미국 법원의 판례에 의해 정립된 관세 과세가격 산정 기준인 FSR 요건[1]을 충족할 경우 수입자가 연속된 공급망 내에서 ‘최종 판매 가격’이 아닌 ‘최초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수입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통업자가 제조사로부터 50달러에 구매한 제품을 미국 기업에 100달러에 판매하는 경우, FSR이 적용된다면 CBP에 신고하는 물품의 가격은 100달러가 아닌 50달러가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미국 법인은 최초 50달러를 기준으로 관세를 납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미국 기업 및 미국에 법인을 둔 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하여 FSR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나 FSR을 폐지하는 내용의 본 법안이 법으로 제정될 경우, 수입업자들은 더 이상 FSR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되며 관세가 일반적으로 부과되는 기준이 되는 ‘미국 내 최종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즉, 본 법안의 핵심은 기존 FSR을 폐지하고, 관세 부과 기준이 되는 상품의 가치를 ‘미국 내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거나 지급해야 할 최종 가격’으로 단일화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본 법안은 Tariff Act of 1930 Section 402에 과세의 대상이 되는 “미국으로의 수출용 판매(Sold for exportation to the United States)”를 “한 번의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 미국 구매자가 다른 국가에 위치한 판매자에게 상품에 대해 실제로 지급하거나 지급해야 할 가격”, “일련의 판매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상품을 미국으로 도입하는 마지막 판매에서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거나 지급해야 할 가격”으로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 법안을 발의한 빌 캐시디 상원 의원은 기존 FSR은 관세를 적게 신고하고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허점으로 악용되어 무역 기반 자금 세탁을 용이하게 하고, CBP에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가하며, 미국 관세 수입을 잠식해 왔다고 지적하며, FSR을 폐지할 경우 관세 수입이 증가하고 CBP 업무의 효율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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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에 대한 주요 반응
미국 내 전미섬유단체연합회(NCTO),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Rethink Trade 등에서는 지금까지 수입업자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되어 온 FSR을 폐지하는 본 법안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혔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FSR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합법적으로 관세 부담을 낮춰주는 평가방식으로 이를 단순히 ‘허점(Loophole)’로 보아 폐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취지의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미국 로펌들은 ‘현재도 높은 과세 부담(예: IEEPA 관세, 제232조 관세)으로 수입업자의 부담이 극심한 상황에서, FSR이 폐지되면 관세 등 수입 비용이 폭등하고 결국 수입업자 및 소비자에게 막대한 비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거나, ‘CBP의 규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FSR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복잡한 공급망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FSR을 폐지하는 본 법안은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더욱 인상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과거 2008년 FSR 폐지 시도 당시에는 업계의 반대에 힘입어 의회가 이를 저지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의회 발의를 통한 FSR 폐지가 시도되고 있으므로 본 법안이 실제로 제정될지 여부는 업계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일부 로펌들은 FSR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기업 및 이해관계자 연합을 구성하여 본 법안의 입법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본 법안의 제정으로 FSR이 폐지되면 위와 같이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러한 부담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 본 법안의 입법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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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조업체와 중간업체 간의 선의의 판매(bona fide sale), 독립적인 당사자 간의 거래(arm’s-length transaction), 그리고 초도 판매 시점에 미국으로의 취소 불가능한 수출 약정(irrevocable commitment for exportation) 등 세 가지가 핵심 요건이며 이를 엄격하게 입증하는 완전한 서류가 구비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