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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포함 자료 제출의 정당행위 판단 기준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17590)

2026.01.20

대법원은 고발 과정에서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제출한 것이 개인정보 누설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안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이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1.

사실관계

피고인은 경찰에 동료 직원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CCTV 영상자료, 무통장입금의뢰서, 무통장입금타행송금 전표, 거래내역확인서 및 지급회의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증거자료로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당해 자료들은 모두 피고인이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하며 확보하게 된 자료였습니다.
 
피고인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고소·고발에 수반하여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알려준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금지되는 개인정보 ‘누설’에서 제외될 수 없고,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고소∙고발 또는 수사절차에서 범죄혐의의 소명이나 방어권의 행사를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이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① 개인정보 제출자가 개인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제출하게 된 경위 및 목적, ② 개인정보를 제출한 상대방, ③ 제출 행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 여부, ④ 비실명화 등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가능성 및 조치 여부와 내용, ⑤ 제출한 개인정보의 내용, 성질(민감정보 여부 등) 및 양, ⑥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 내용, 성질 및 침해의 정도, ⑦ 개인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의 존재 여부, ⑧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위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고발한 범죄혐의의 증거를 제공할 목적으로 증거자료를 제출하였고, 증거자료들은 고발한 범죄혐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므로 고발행위에 포함된 공익적 측면을 부정할 수 없는 점, ② 제출된 자료들은 공개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자료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민감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공공기관의 지위에 있는 수사기관인 점, ③ 특정 범죄사실 고발 시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수사기관이 고발장 등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위험성이 크지 않은 점, ④ 고발 대상이 된 범죄혐의가 다수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개인정보가 포함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못한다면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여지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개인정보 누설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며 파기환송하였습니다.
 

3.

시사점

수사기관에 대한 고소∙고발 과정에서 범죄혐의 확인을 위해 불가피하게 개인정보를 포함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제출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행위가 도리어 개인정보 누설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되어 내부고발자가 형사적으로 문제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는 제출하지 않거나 자료에 포함된 개인정보들을 모두 가린 뒤에 제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수사기관이 피혐의자 및 주요 정보를 특정하지 못하여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번 판결은 고소∙고발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포함된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더라도 그것이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종전에 고소·고발에 수반하여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행위를 개인정보보호법상 '누설'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0도6172 판결), 이번 판결에서는 정당행위 법리를 통해 위법성 조각 가능성을 인정하여 고소∙고발 주체의 권익 보호와 개인정보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의 균형을 모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향후 고소·고발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제출할 때에는 앞서 대법원이 제시한 고려요소를 면밀히 검토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① 고소∙고발 목적의 정당성과 공익성, ② 제출 자료의 필요성과 최소성, ③ 개인정보의 민감성 정도, ④ 비실명화 등 안전조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사전에 정당행위 성립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영문] Justifiable Disclosure - Supreme Court Sets New Criteria for Submitting Third-Party Personal Data to Investigative Author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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