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2025. 10. 16. 즉시연금 사건에 관하여 보험사 승소 판결을 선고하고, 계약자들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2다225897 판결).

즉시연금보험은 보험 가입 시에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하고, 매달 생존연금을 수령하다가 나중에 목돈을 지급받는 일시납 보험상품입니다. 이중 매달 생존연금을 받고 계약이 끝날 때 납입보험료 상당의 만기보험금을 받는 만기형 상품에 관하여 2018년부터 다수의 소송이 시작되었고, 계약자들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보험사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보험금은 약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보험사는 즉시연금 판매 시 사업비를 지출하지만 만기 시에는 사업비 공제 없는 납입보험료 전액 상당의 만기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공시이율 적용 이익 중 일부를 적립하는 것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이를 보험료와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 수식으로 기재하였습니다. 그러나 계약자들은 약관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보험사 주장의 위 적립액 공제 내용은 계약을 구성할 수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계약자들은 보험사의 입장과 달리 공제 없이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곱한 금액이 생존연금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약관이 해석된다고 주장하면서 동 금액을 청구하였고, 설령 그렇게 해석되지 않더라도 보험사들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위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1심에서는 결론이 엇갈렸으나, 2022년 11월 서울고등법원이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었고, 그 후로는 모두 보험사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약관 해석에 관하여 해당 약관이 계약자들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명시·설명의무에 관련해서는, 연금액의 주요 산출기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가 충분히 이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렇더라도 보험약관의 해석 원칙 및 이 사건의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연금액은 원래의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산출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1) 본건과 같은 만기형 상품 및 그와 함께 판매되어 온 다른 즉시연금보험 상품의 목적·구조와 거래관행, (2) 평균적 고객이 약관을 이해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었던 정당한 이익의 수준, (3)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 (4) 가입설계서에 즉시연금보험 유형별로 생존연금의 예시금액이 기재된 점 등을 종합하여 약관을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면, 생존연금 액수는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대로 산출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이러한 결론이 계약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해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판단 과정에서, 보험계약자가 매월 지급받는 연금월액은 중요한 사항이므로 적립액 공제 방식의 대략적인 내용을 약관에 명시하거나 설명했어야 하고,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한다는 약관의 포괄적인 지시조항 내지 생존연금의 예시금액을 기재한 가입설계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하였습니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즉시연금 사건에서 대부분의 보험사를 대리하여, 계약자들은 보험사들이 설명한 상품 유형별 연금 예시액을 비교한 후 상품을 선택하였고 본건에서 계약자들에게 실제 부당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강조하여, 7여 년에 걸친 긴 소송에서 결국 보험사들이 지급한 연금액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법원은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한다는 약관의 포괄적인 지시조항이나 생존연금의 예시금액을 기재한 가입설계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적립액 공제 방식의 대략적인 내용을 약관에 명시하고 설명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보험사들은 향후 보험금 산출에 관한 내용을 약관에 기재하고 이를 계약자에게 설명하는 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이고, 관련 감독당국의 입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