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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기후변화 정책전망과 시사점

2025.08.28

Intro

올해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행정명령들을 쏟아내며 준비된 기후정책 대전환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사기(hoax)라고 언급한 바 있고, 화석연료 증가 및 환경 규제 철폐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관철하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규제 완화를 저지하고자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수많은 소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의제를 비난하거나 그린 뉴딜을 사회주의 정책으로 폄훼하며 전면 철회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 기후변화 정책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후변화의 상황은 동시에 매우 엄중합니다. 지난 1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은 185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뜨거운 해이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보다 1.5°C 이상을 넘은 첫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1.5℃ 마지노선은 2015년 파리협정의 전지구적 장기 목표가 수립되고 잇따라 그 근거에 관한 보고서가 채택되며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지구 면역체계에 상당한 붕괴를 촉발할 수 있는 임계점(Tipping point)을 의미합니다. 즉, 연쇄적인 기후재앙이나 회복 불가능한 생태계를 직면할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는 것입니다. 1.5℃ 마지노선이 이미 무너지고 있는 현 사태에, 필연적으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은 탄소중립 선언이나 목표 수립 단계를 넘어 행동의 가속화를 지속적으로 요구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이행의 구체성을 확보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도 고민이 보다 깊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기후정의나 환경에 국한된 의제가 아니라 산업∙통상과 연계된 경제 현안이 되어 기업의 대응 요구도 거세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의 출범으로 정책적 불확실성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본 Climate Insight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행보의 토대가 되는 후보 시절 공약집(Agenda 47)부터 이후의 행정명령, 후속조치 내용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정책 방향과 분야별 전망을 살펴보고, 현 시점에서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 시 고려할 만한 시사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트럼프 2기 기후변화 정책 방향

트럼프 2기 정책 실행의 핵심 가이드라인인 Agenda 47은 2023년 공개된 정책 계획 모음집으로, 현재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들이 본격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16페이지짜리 공약집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10대(Chapter) 공약별 세부 항목들에 ‘기후’나 ‘환경’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점입니다. 다만 에너지 해방(Unleashing), 규제 완화 및 철폐, 안정∙풍부∙저렴한 에너지 등 경제 및 통상과 관련된 세부 공약 항목에서 기후변화 정책 방향을 포괄하고 있어, 취임 후 실제 정책 실행과 함께 그 구체적 방향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Agenda 47이 제시하는 기후정책의 핵심은 두 가지 방향으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환경적 요소를 외면하고 경제적 요소를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건설" 공약에서 석유, 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원을 적극 활용해 저렴한 에너지 공급국을 만들겠다고 명시했습니다. AI 시대 핵심 요소인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으로 중국과의 경쟁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둘째는 경제성 확보에 방해가 되는 값비싼 친환경 정책의 축소로, '미국 에너지 해방'을 내세우며 그린 뉴딜 종식과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재생에너지 등의 지원 정책 철회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무엇보다 관련 부처 수장 인선에서 이러한 의도가 명확히 나타났습니다. 친환경 법안 반대론자인 리 젤딘(Lee Zeldin)을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청장으로 이례적으로 먼저 발표하며 강한 의지를 나타낸 데 이어, 내무부 장관에는 석유 주산지 노스다코타 주지사 출신 더그 버검(Doug Burgum)을, 에너지부 장관에는 기후위기를 허구라 주장한 프래킹 전문기업 CEO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를 선정했습니다. 이같은 인선은 Agenda 47의 두 핵심 방향을 구현하기 위한 준비된 실행에 대한 방향 제시로 보여집니다.
 

주요 행정명령 및 후속조치(환경, 에너지, 국제협력 분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예고했던 대로 취임 직후부터 일련의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급격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정명령이 단순한 선언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연방기관에 구체적인 검토와 후속조치를 지시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각 부처의 우선순위와 자원배분에 영향을 미치며, 연방기관의 세부 검토 결과와 실행계획이 제출되면서 정책의 실질적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우선 환경 분야 주요 행정명령으로 취임일인 1월 20일에 "유해한 행정명령 및 조치의 초기 철회(Initial Rescissions of Harmful Executive Orders and Actions)"를 발표해 기후·환경 분야를 포함하여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대폭 철회하였습니다. 해당 행정명령은 전 정부에서 발표한 78건의 행정명령, 각서, 선언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 환경 분야와 관련된 주요 내용은 크게 기후위기 대응정책(연방 토지 및 해양에서의 신규 석유·가스 임대 중단,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등), 미국 외측 대륙붕 약 6억 에이커(남한 면적의 약 25배) 지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임대 철회, 2035년 무탄소 전력 달성 및 2050년 넷제로(Net Zero) 배출 달성을 위한 세부 목표 수립,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촉진을 위한 부처간 협력 및 백악관 주도의 국무조정 명령,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IIJA)의 효율적 투자 집행을 위한 부처별 고려사항 등을 포함합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서 약속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철회 공약을 신속하게 이행하는 조치로 보여집니다.
 
이에 따른 대표적인 후속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주체

후속조치

비고

취임 직후

백악관 등

부처별 기후변화 관련 웹사이트 삭제    

총 4개 부처의 기후포털 등 관련 페이지가 사라짐

3/12

리 젤딘 EPA 청장

3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환경 규제 31개 철회를 위한 전면 재검토 명령    

석탄 및 천연가스 발전소의 탄소 감축 목표 및 모니터링, 석유 및 가스 산업의 메탄/폐수 규제, 8,000개 이상의 시설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보고 의무, 전기차 의무화 및 트럭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등을 포함함
 

4월 중

트럼프 대통령

이메일 발송

기후 과학자 400명 해고    

의회가 의무화한 4년 단위 국가기후평가 보고서 작업 중단됨

4/23

내무부

환경영향평가 간소화 절차 등    

인허가 간소화를 위해 환경정책평가법, 멸종위기법 등에 의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2년에서 14일로 단축함

6/11

리 젤딘 EPA 청장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발전소 오염물질 배출 규제 2건 폐지 추진    

석탄 및 천연가스 발전소의 온실가스(특히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규제와 석탄 화력발전소의 수은 및 기타 유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강화한 2024년 개정 규정 폐지를 추진함.

 

에너지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Infrastructure National Energy Emergency)를 선포하며 대통령 취임 첫날 에너지 안보를 국가 우선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비상사태 선언은 국가비상사태법(Infrastructure National Energy EmergencyNational Emergencies Act, NEA)에 근거한 것으로, 대통령에게 에너지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또한, 주요 행정명령으로 "미국의 에너지 해방(Unleashing American Energy)"을 발표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과 주별 배출기준 및 보조금 제도의 재검토, 전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및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IIJA) 예산 집행 동결과 90일 내 포괄적 검토보고서 제출 의무화, 연방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회적 탄소비용 고려 배제, 그리고 석유, 천연가스, 석탄, 바이오연료, 원자력 등을 미국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명시하고 관련 인허가 신속화 지시 등을 포함합니다.
 
이에 따른 대표적인 후속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주체

후속조치

비고

2/14

에너지부

루이지애나 주 코먼웰스 (Commonwealth) LNG 프로젝트에 대한 수출 승인        

"미국의 에너지 지배 강화 (Unleash American Energy Dominance)" 행정명령 이후, 처음으로 승인됨

3/5

에너지부

텍사스 주 소재 골든패스(Golden Pass) LNG 수출 및 터미널 시설에 대한 승인    

이르면 올해 말부터 상업적 수출을 개시할 전망으로 보도됨

3/12

EPA

에너지 가격 하락 촉진을 위한 기존 정책 재검토 Memorandum    

인간 건강에 대한 긴급하고 실질적인 위협이 입증되지 않는 한 에너지 생산 및 발전 시설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집행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며, 환경 사법(Environmental Justice)는 더 이상 EPA의 집행 및 규정준수 업무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음

3/20

트럼프 대통령

핵심 광물 개발 관련 행정명령    

핵심광물 개발을 위해 우선사업을 선별해 빠른 인허가 승인하고, 장기임대계약 등 연방토지 활용과 광물생산기금 계획 수립 등 민관투자 촉진을 명령함

4/8-9

트럼프 대통령

에너지 관련 5개 추가 행정명령       

4주 차원의 규제 재검토, 석탄화력발전소 배출규제 시행 2년 연장, 전력망 긴급명령 허가 간소화 절차, 석탄의 핵심광물 혜택 부여, 에너지 생산에 방해되는 규제별 일몰일 조항 부여 등을 포함함

4/16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뉴욕 주의 810MW 해상풍력발전소 중단 명령       

총 $4.5B 규모로, 이미 30% 공사 완료된 발전소를 규제함 (5/19 중단 명령 철회함)

5/23

트럼프 대통령

2050년까지 원자력 4배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착공 등을 포함함

5/30

에너지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24건 자금 지원 철회 (총 $3.7B 규모)       

에너지 수요 및 경제성을 이유로 179개의 탄소포집 및 저장(CCS), 수소 등 관련 프로젝트를 평가함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미국의 대외 원조와 국제 환경 협정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였습니다. "미국 대외 원조의 재평가 및 재정렬(Reevaluating And Realigning United States Foreign Aid)" 행정명령은 즉시 90일간 모든 대외 원조를 동결하며, 이를 통해 대외 원조의 방향성을 재조정했습니다. 미국 관리예산실(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은 90일 내로 이 동결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국제 환경 협정에서 미국 우선(Putting America First In International Environmental Agreements)" 행정명령은 국제 환경 협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조정하고 있습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은 즉시 파리협정 탈퇴 서한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에 제출했고, 각 부처들에게 미국 국제기후금융계획을 철회하기 위한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른 대표적인 후속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주체

후속조치

비고

1/27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 $4B 지원 철회 발표    

UN 사무총장에 "미국 정부는 GCF에 대한 지원을 철회한다(The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rescinds any outstanding pledges to the GCF)"라는 서한 송부함

2/23

트럼프 대통령

국제개발처(USAID) [1] 직원 2000명 해고 발표    

연방법원의 해고 합법 판결(2/21)에 미국 대외원조부서 대폭 축소함

2/25

트럼프 대통령

IPCC[2] 7차 회의에 불참 및 기후 지원 중단 발표    

항공우주국(NASA) 등 미국 과학자 회의 불참함(미국은 IPCC 창립 이후 약 $60M의 최대 후원국)

3/6

내무부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정에너지전환파트너십(JETP)[3] 탈퇴 선언    

국제기후금융계획 철회 관련 행정명령의 일환으로, JETP 프로젝트에 $1M 지원 철회함

 

분야별 전망
 
위와 같은 트럼프 2기의 기후변화 정책 방향성 하에서 주요 분야별 전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환경 분야에서는 미국 내 환경 규제가 당분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탄소국경세 도입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상 및 과금 방안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화당의 반ESG 압력으로 미국은 국제 기후 공시 흐름의 예외국으로 그린허싱(greenhushing)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의 기후공시 의무화 규정은 사실상 철회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뉴욕주에서 발의된 기후공시 의무화 법안이 제정될 경우 캘리포니아주와 함께 미국 대기업 대부분이 사실상 기후공시 대상이 된다는 전망이 보도되어, 주 단위의 분절된 공시 의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주요 환경 정책이 철회되면서 메탄/자동차/발전소 배출기준이 대폭 완화되고, 화석연료를 포함한 에너지개발 인허가가 촉진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급격한 규제 완화는 공청회 등 법 제·개정 절차에 수년이 소요되고, 선례 없는 간소화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이 존재하는 등의 이유로 장기적으로 보면 청정기술 관련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EU가 시작한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중국과 공정경쟁을 목적으로 미국도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2기의 미국무역대표부(Office of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USTR) 대표와 재무부 장관은 탄소국경세 도입에 관심을 보였고 제이디 반스 (J.D Vance) 부통령도 미국 내 제품이 타국 대비 탄소배출량이 낮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 2년간 미국 내에서 다수의 탄소국경세 법안이 발의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4월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기존에 발의한 탄소국경세 법안인 해외오염관세법(Foreign Pollution Fee Act, FPFA)을 개정하여 재발의하였습니다. 수입품의 관세 가치에 가변 비용(Variable Charge, %)가 곱해져 부과되며, 대상 품목을 기존 알루미늄, 시멘트, 철강, 비료, 유리, 수소에서 태양광 부품(Solar Products), 배터리 부품(Battery Inputs)까지 확대했습니다. 특히 수입국이 비시장경제이거나 해외우려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일 경우 각각 두 배의 Variable Charge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Variable Charge는 오염집약도가 미국 수준보다 얼마냐 높은 지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최종 하위 규칙 제정 전까지는 관세 표(예: 중국 최대 200% > 한국 47% > 일본 29%)에 따라 임시로 부과됩니다. 마침 동 법안에 대한 분석도 지난 6월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 센터(Belfer Center)가 발표한 논문에서 확인됩니다. 이 연구에서는 알루미늄, 시멘트,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 대부분 교역 상대국의 평균 배출집약도가 미국보다 높다고 산출되었고, 특히 알루미늄은 약 113%, 철강은 약 57%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FPFA와 같은 제도가 미국 산업에 가격 경쟁력을 부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나아가,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첫해에만 한국으로부터 약 4억 5,600만 달러(주로 철강, 태양광, 배터리 부품)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탄소국경세는 EU에 대응한 미국 산업 보호, 세수 확보, 중국 견제 등 다양한 목적 하에서 초당적으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환경규제 목적보다는 보호무역의 장치로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미국 내 기술별 차등화가 심화될 것이나, 글로벌 청정에너지 시장에 대한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다만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력 인프라 확충, 인허가 절차 개선, 금리 인하 가능성과 같은 기회 요인 역시 병존합니다. 현재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의 생산 확대를 통한 에너지 안보 제고 노력은 규정 변경에 소요되는 기간 및 예상되는 법적 반발을 고려할 때, 실제 단기간의 대규모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에도,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 SMR) 기술의 연구개발 확대 및 인허가 간소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지난 20년간 완공된 대규모 원전은 2기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예상 비용의 2배가 소요되었음을 감안하면 비용에 대한 우려가 이슈입니다. 또한 관세 영향까지 더해져 대규모 원전보다는 소규모 SMR 시장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상황입니다. 청정에너지 분야 역시 태양광, 풍력 등에 대한 연방 지원 축소가 예견되는 가운데, 재정 지원 중단 관련 다수의 재판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특히 7월 1일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축소 관련 감세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 [4] 이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대한 세액공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청정 수소 생산 비용 지원, 풍력 부품에 대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5] 등의 지원 시한을 앞당겨 시장 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화석연료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지열을 포함한 원자력, 청정연료 기술의 경우 지원시한을 유지하거나 연장함과 더불어 인허가를 촉진하는 장려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핵심 광물의 경우도 인허가 촉진과 연방 토지 활용을 통해 기반 구축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실제 생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방 정부 차원의 청정에너지 지원 혜택 감소로 인한 미국 내 재생에너지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나, 절반 이상의 주정부는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이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6] )에서 발표한 ‘2025 재생에너지 용량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 용량이 585GW, 중국이 374GW인 반면 미국은 43GW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재생에너지 감소가 글로벌 추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오히려 전력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면서 금리를 낮추려는 트럼프 2기의 정책은 청정에너지 보급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 시장이 축소되면서 생긴 해상풍력 설치선 등 유휴 장비가 증가하는 것은 미국 외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에 기회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 분야 전망은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및 국제기후금융계획 철회로 국제사회 내 기후변화와 관련된 협력은 약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산유국을 중심으로 트럼프에 동조하는 주체들이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 당선 직후 부산에서 개최된 UN플라스틱협약이 성안에 실패한 것도 사우디나 러시아 등이 감축합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럼프의 기후협력 탈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공백을 메우려는 EU 및 중국의 기후리더십 추구와 기업 및 NGO 등 민간 부문에서의 반사적 대응이 예상되므로, 글로벌 기후행동 모멘텀의 저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U는 미국이 탈퇴한 JETP 프로젝트에 남아공으로의 새로운 투자 패키지($5.1B)를 발표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UN 회의에서 “전 업종을 포함한 ‘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로 기후변화 늦추지 않을 것” 이라고 발언하며 글로벌 기후 리더십 의지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개최된 제 29 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2035년까지 연간 1조 3,000억 달러 이상의 기후기금을 조성하되 그 중 연간 3,000억 달러는 선진국 주도로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영국 및 일본 등은 강화된 NDC를 발표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기후 대응 흐름은 해운업계에서도 확인됩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 [7] )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 지표를 도입하여 글로벌 감축 목표와 규제를 강화하였습니다. 전 과정(well-to-wake)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초과할 경우 톤당 최대 $380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엄격한 규제로,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의 모든 동력을 상실시키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기업에 대한 시사점
 

1.

기회요인 활용과 기술 차별화

트럼프 2기의 정책 방향성이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및 이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한 문헌들을 살펴보면, 기후대응 후퇴는 물론이고 관세 불확실성 및 공급망 교란 등 국내 기업의 부담 증가를 강조하는 견해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요인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도 공존합니다. 상술한 트럼프 2기의 정책 변화 방향을 활용하면서도 한국의 강점 분야를 균형 있게 고려한다면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영향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화석연료 및 원자력 등 단기적인 경제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기술이 확대되고 관련 산업이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중∙장기적인 기후 리스크를 대비하거나 청정에너지 산업 경쟁력에 있어서는 미국의 한계가 예상됩니다. 이에 기업은 단기 및 중장기의 영향뿐만 아니라 미국 및 그 외 시장을 모두 입체적으로 고려해 기회를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상술한 트럼프 2기 전망 하에서 대중 견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거나 단기적 수요가 급증하는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대중 견제 강화로 인해 중국 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 발표와 더불어 동남아 4개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에서 생산된 태양광 셀과 패널에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해, 우리 기업의 미국 내 태양광 설비공급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동남아를 통한 우회 수입 포함) 중국산 저가 태양광 설비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및 관세 부과는 미국내 태양광 설비생산을 위한 가치사슬을 갖춘 기업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가스터빈의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 하에서 빠른 설치가 가능하고 전력망 안정성을 위해 도입이 증가하는 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화석연료와 청정에너지가 공존하는 기술 확대가 전망됨에 따라 국내 수요도 병존하는 수소(연료전지 포함) 및 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기술(블루수소 포함) 협력은 물론이고, ICT/AI 활용 에너지효율 증대 및 신소재 개발 협력을 증대시킴으로써 글로벌 표준을 리드하고 기술 가격을 낮추는 시도도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미국에 투자된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195B 에 달하는 만큼 미국 내 전력공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술력을 이미 인정 받은 전력 기기의 대미 수출을 늘리고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에 부합하는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작년 7월에 발간한 “2024년 미국 에너지 정책 리뷰(US 2024 energy policy review)”에 따르면, 미국 송전선의 70%는 최소 25년 전에 설치되었으며 대형 변압기 평균 연령은 40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송배전망을 포함해 변압기 등 전력인프라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에게는 오랫동안 공을 들인 미국이라는 중요한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보입니다. 견조한 수요기반 시장에서는 정책불확실성이 등이 오히려 장기 투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50여년간 지속 운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원자력 관련 기술들은 확대되는 미국 시장 공략은 물론, 설계 및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표준화를 도모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기반을 마련할 기회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술 지배력이 미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있어, 상술한 단기 전략 실행을 통해 우리 기업이 확보한 자원과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차별화에 활용해야 합니다. 블룸버그 NEF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청정에너지와 관련된 태양광, 배터리, 풍력, 수소 등 주요 기술의 공급망을 이미 중국이 대부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2030년 탄소배출정점,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태양광 및 풍력발전 보급 목표를 6년 앞당겨 작년에 이미 달성했고, 2035년까지 전기차 판매 목표는 10년 앞당겨 달성 예정이며, 탄소배출정점은 7년 앞당겨 2023년 정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은 산업육성의 결실과 더불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AI 등으로 전기 수요가 총 에너지 수요보다 6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화 시대에 청정기술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견고하게 강화해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제고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 외에서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술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은 어려운 바, 차별화된 기술 확보 및 프리미엄 방어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태양광은 초고효율 소재, 풍력은 가치사슬 확대, 배터리는 안전한 고밀도 저장, 전력 기기는 ICT접목 등입니다. 더욱이 오는 10월에 IMO에서 정식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 연료에 대한 온실가스 규제는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미 우리 기업은 상술한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요소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거나 최소한 차별화된 기술을 접목할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기술 수요를 만들어 내는 정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하에서, 차별화 기술을 찾고 투자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청정에너지 특허 DB와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참고해 불확실한 의사결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계 특허 중 약 3백만건에 달하는 기후기술 특허를 빅데이터 분석할 경우, 회사별로 어떤 차별화 기술이 유망한지, 경쟁사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상세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제품 탄소배출정보의 경쟁력

분야별 전망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럼프 2기 중 배출기준 및 기후공시 등 환경규제는 완화될 전망되지만 탄소국경세와 같이 자국의 산업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도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미 시행이 확정된 EU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에는 어차피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공장의 배출량 정보가 규제 대응을 위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제품의 탄소배출량 정보가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탄소를 중심으로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는, 탄소국경세 대비뿐만 아니라 감축 기술에 대한 투자 및 집행, 배출권거래제 대응, 고객사 요청 및 ESG공시 대비 등 회사의 재무적 가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슈와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탄소배출정보는 배출 점검 수준에서 나아가, 제품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의 근거자료로서 관리 수준을 제고해야 합니다.
 
이미 탄소국경세 도입이 EU에서 영국 및 호주, 대만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탄소국경세는 거래 대상이 되는 제품 단위의 배출량에 근거해 수출 제품 톤당 추가 탄소비용이 부과될 예정이므로 제품의 원가∙판매 경쟁력에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EU 배터리법이나 에코디자인법 등이 속속 발효되면서 제품의 탄소정보 공개의무화가 시작되고 있고, 이는 일정 수준의 제품 탄소배출 요건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EU 내 시장에서 유통 자체가 어려워 수출길이 막히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EU처럼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탄소가격 부담이 이미 확정된 시장부터 우선적으로 수출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고 감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EU 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예로 들면, CBAM 대상 품목의 제품별 탄소배출량에 근거하여 이를 측정(Measurement),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해당 배출량에 버금가는 CBAM 인증서(Certificate)를 구매하도록 합니다.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전환기간으로써 보고 의무만 주로 부과되고 있으나 이 역시 실무적으로 혼선이 매우 많은 상황입니다. 실제 인증서 구매 및 비용 부담이 확정되는 연도부터 더욱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데 [8] , 최종 수출입 제품의 제품 단위당 탄소배출량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이 고도화되지 않아 비용 분석에 한계가 있고, 이는 비용 부담 주체의 불명확성 이슈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CBAM이 관세의 성격을 띠고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무역 구제(Trade Remedy)와 유사하게 우회(Circumvention)나 회피(Evasion), 원산지(Origin) 이슈로도 확대될 잠재적인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이에 기업은 인증서 구매 등 탄소비용이 부과되는 확정 기간 이전에 철저한 현안 분석을 선행하여야 합니다. 우선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점점 확대되어 가는 탄소국경세 대상 제품에 속하는지 확인하고, EU 집행위원회가 제공한 커뮤니케이션 템플릿 등의 가이드에 따라 준비도 점검 및 관련 보고 기준 정립, 위험 노출도 평가 등을 기초로 시행합니다. 또한, 세부적으로 제품별 배부 및 보고 방법, 부담액 배부 방식에 따른 시나리오별 CBAM 부담 비용 영향도 검토해야 합니다. EU CBAM은 확정기간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하위법령 채택을 통해 제도 설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은 하위법령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탄소국경세로 인한 부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 단위 탄소배출정보를 정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탄소관리 시스템 구축은 규제 대응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배출량의 45%를 차지하는 기업 임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분의 1이 탄소 감축을 통해 매출의 7% 이상의 순익을 달성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제품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4배의 재무적 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체계적인 탄소관리는 향후 정부의 기후정보공시 의무화나 이미 시작된 고객사의 탄소정보요청에도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중국 등 경쟁국 제품 대비 한발 앞선 저탄소제품으로 이미 제품의 탄소 감축을 의무화하기 시작한 선진 시장부터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Outro
 
트럼프 2기의 기후변화 정책을 전망해 보고, 관련하여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 관점에서 고려할 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의 정책 변화로 인해, 기후국제협력은 약화되고, 미국 내 에너지는 기술별 차등화가 심화되며, 환경 분야의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의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1.5℃ 저지선의 붕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보다 거대한 기후 불확실성의 영향에 노출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은 여전히 장기적으로 부담스러운 숙제로 다가오는 상황입니다.
 
또한 청정에너지 기술 확산, 탄소국경세를 포함한 탄소배출규제 등의 논의는 미국이 이를 홀로 지연하거나 철회하기에는 이미 거대한 추세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관련 기술의 확보와 탄소배출 정보관리에 있어 위험을 줄이면서도 오히려 기회 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시점입니다.
 
한국은 GDP 대비 수출입비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새롭게 들어선 정부 역시 트럼프 2기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단기 및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 입니다. 특히 국내 정책도 올해 내로 2035년 NDC설정 및 제4차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 ETS) 할당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통해 기업이 탄소배출 관련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가격 시그널을 주어야 하고, 한국판 IRA같은 종합지원책을 마련해 기술 수요 및 시장을 형성하여 트럼프 2기의 기후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기업이 상술한 이면의 기회들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트럼프는 임기가 있지만, 기후변화는 임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1]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2]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3] 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JETP)은 개발도상국 및 신흥경제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으로, 고소득 국가들의 재정 지원을 통합하여 수혜국의 에너지 및 기후 목표 달성을 촉진하는 협약
[4]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일정이 앞당겨지고, 중국 등 특정국과 관련된 기업을 배제하는 장치가 강화됨. 주요 개정사항으로, 전기차 세액공제(Section 30D)의 폐지 시점을 2032년 말에서 2025년 9월 30일로 개정하고,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Section 45X)에 금지된 외국단체(Prohibited Foreign Entities, PFE) 관련 제한을 도입했으며, 청정전력 투자 세액공제 (Section 48E)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시설의 경우 2027년말까지로 착공시한을 단축함.
[5]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태양광 발전 부품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
[6]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7]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8] 다만, 6월 18일 EU 이사회와 의회가 합의한 CBAM 규정 일부를 간소화하는 개정안(Omnibus I)도 참고할 필요가 있음. 주요 개정사항으로는, 연간 50톤 이하의 소규모 수입을 하는 기업들에 대해 CBAM 의무를 면제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2026년에 수입된 상품에 대한 인증서는 2027년 2월부터 구매가 가능하도록 조정할 가능성이 높음.

 

[영문] Projected Climate Policies under Trump’s Second Term and Their Imp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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